2024년 노벨경제학상 지한파 3인!/ 대런 애쓰모글루와 사이먼 존슨, 제임스 A. 로빈슨교수!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공동 저자와 연구팀! 선정 이유에 대해 설명한다.
2024년 노벨경제학상은 국가 간 빈부격차 등을 통해 국가의 성공과 실패 원인을 분석한 대런 애쓰모글루(57), 사이먼 존슨(61), 제임스 A. 로빈슨(64) 등 3인에게 돌아갔다. 이들은 국가 간 불평등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한국의 성공적인 경제발전에 주목하는 등 우리와도 인연이 깊어 '지한파'로 꼽히기도 한다.
스웨덴 왕립과학원은 10월 14일(현지 시각) 대런 애쓰모글루(Daron Acemoglu) 교수와 사이먼 존슨(Simon Johnson) 미국 메사추세추공대(MIT) 교수, 제임스 로빈슨(James A. R0binson) 시카고대 교수를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스웨덴 왕립과학원은 “제도가 어떻게 형성되고 국가의 번영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를 통해 국가의 번영에서 사회제도들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라며 이들의 공로를 설명했다. 애쓰모글루 교수는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등 저서로 국내에서도 유명세를 누린 원로 경제학자다.
노벨경제학상은 1901년부터 시상된 다른 5개 부문과 달리 1969년부터 수여돼 왔다. 노벨경제학상으로 통칭하지만, 스웨덴 중앙은행이 창립 300주년을 맞아 제정한 상이어서 정식 명칭은 ‘알프레드 노벨을 기념하는 경제과학 분야의 스웨덴 중앙은행상’이다.
스웨덴 왕립과학원은 “국가 간 소득의 거대한 격차를 줄이는 일은 지구상 우리 시대가 당면한 거대한 도전”이라며 “수상자들은 인류의 이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있어 사회적 제도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라고 밝혔다.
야코브 스벤손 왕립과학원 경제과학상 위원장은 "국가 간 소득 차이를 줄이는 것은 우리 시대의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라며 "수상자들은 이를 달성하기 위해 사회 제도의 중요성을 입증했다"라고 말했다.
스웨덴 왕립과학원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20% 국가는 현재 가장 가난한 20% 국가보다 약 30배 더 부유하다. 더욱이, 가장 부유한 국가와 가장 가난한 국가 사이의 소득 격차는 지속적이다. 가장 가난한 나라들이 더 부유해졌음에도 불구하고 가장 부유한 나라들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올해 수상자들은 이러한 지속적인 격차, 즉 사회 제도의 차이에 대한 설명에 대해 새롭고 설득력 있는 증거를 발견했다고 했다.
애쓰모글루는 매사추세츠공대(MIT) 경제학과 교수이고, 존슨은 MIT 슬론경영대학원 교수, 로빈슨은 시카고대 정치학과 교수다.
이들은 한때 유럽 국가들의 식민지였던 국가들의 경제적 성과가 식민지 시대 당시 도입된 제도에 따라 달랐다는 점에 주목했다. 식민지 시절에 가난했으나 포용적 제도를 도입한 국가는 점차 부를 일궜고, 그렇지 않은 국가는 여전히 가난한 상태로 남았다는 점에서 국가가 경제적으로 성공하려면 포용적인 제도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애쓰모글루 교수와 로빈슨 교수는 국내에서도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등의 저자로 유명하다. 이 책은 국가의 성공과 실패를 결정짓는 요인을 사회제도에서 찾았다. 특히 남한과 북한을 예로 들어 정치적 선택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남한은 포용적 경제 제도를 선택했지만, 북한은 착취적 경제제도를 고집해 국가의 실패를 맞았다는 설명이다. 이 책은 국내 정치권에서도 여러 차례 인용된 바 있다. 2022년 대선 당시 국민의힘 후보였던 윤석열 대통령이 밀턴 프리드먼의 '선택할 자유',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과 함께 '인생의 책 또는 젊은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으로 꼽은 책이기도 하다.
애쓰모글루 교수는 지난 2022년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주최한 ‘경제발전 경험 공유사업(KSP) 성과 공유 콘퍼런스'에서 평화와 경제적 번영의 근간으로서 포용적 제도와 민주주의를 강조하며 이를 성취한 국가로 한국을 꼽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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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슨 교수는 “세계 2차대전 이후 한국은 매우 가난했고, 독재 정권을 거치기도 했다”라면서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한국은 민주화를 시도했고, 경제가 발전하기 시작해 현재 한국의 경제는 다른 나라에 비하면 정말 놀랍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것이 우리가 고민해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존슨 교수는 부인이 한국계 미국인으로 알려져 있다. 1997~1998년에는 한국에서 근무한 경험도 있다.
애쓰모글루 교수는 “남북한은 분단되기 이전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서로 다른 제도 속에 시간이 지나면서 차이가 벌어졌다”라면서 “현재 남한과 북한의 경제 격차는 10배 이상이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 경제는 민주화 이후 성장 속도를 내고, 더 건강한 방식으로 성장했음을 알 수 있다”라고 했다.
이어 애쓰모글루 교수는 “다만 현재 한국은 여전히 대기업에 의해 지배되고 있다”면서 “이는 일부 혜택과 비용을 가져오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한국의 고령화를 경제 발전을 가로막는 장벽으로 규정했다. 그는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국가는 많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북한에 대해서는 변화를 기대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애쓰모글루 교수는 “북한에 대해선 큰 희망을 품고 있지 않다. 북한 시스템은 현시점에서 여전히 굳어진 상황”이라고 했다.
존슨 교수는 북한의 핵무기·장거리 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해 “극도로 위험한 상황”이라며 “좋은 제도가 포용적인 성장을 가져오고 더 많은 사람을 빈곤에서 벗어나게 해준다고 해서 지배층이 그런 제도를 허용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존슨 교수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패배를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미국에서 자리 잡은 제도들이 압박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존슨 교수는 "그것(대선 불복)은 산업화 세계에서 내가 목격한 것 가운데 가장 큰 우려라고 생각한다"며 "11월5일 대선은 미국 민주주의에 가장 심각한 압박 테스트"라고 말했다.
로빈슨 교수는 “삼성과 현대와 같은 기업들의 성장뿐 아니라 문화ㆍ예술ㆍK팝 측면에서도 이 같은 모든 혁신을 본다”라며 “이는 한국의 포용적 제도가 허용한 인간의 창의성과 혁신”이라고 강조했다. 대기업 위주의 한국 경제구조가 지속할 수 있을지는 긍정적 측면과 함께 우려가 공존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미국도 대기업에 지배되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이고, 이는 자본주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반적인 모델”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일반인의 보편적 복지를 희생해 독점력을 행사할 수 있는 부정적인 측면도 공존한다”라고 언급했다.
중국에 대해선 과거와 같은 성장세가 지속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치 체제를 원인으로 짚었다.
로빈슨 교수는 이와 관련해 “현대적인 포용 경제와는 맞지 않는 정치 체제를 갖고 있다”라며 “포용적 제도를 창출할 수는 있으나 이를 유지할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스웨덴 발명가 알프레드 노벨의 뜻에 따라 인류 발전에 큰 공헌을 한 인물에게 주어지는 노벨상은 지난 10월 7일 생리의학상부터 이날 경제학상까지 올해 수상자 발표를 모두 마쳤다. 노벨상 시상식은 노벨의 기일인 12월 10일에 열린다. 수상자에게는 메달과 상금 1천100만 스웨덴 크로나(약 14억 3천만원)가 주어진다.
참고 자료; 한겨례, 조선일보, 연합뉴스 등 관련 기사, 2024.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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