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최근 자유무역협정(FTA)과 다국적기업의 확대, 글로벌화의 심화 등으로 국가 간 생산의 분업화와 글로벌 네트워크화가 점차 강화되어 국가 간 산업연관구조의 분석이 필요하게 되었다. 생산과정의 글로벌화로 글로벌 가치사슬(GVC; global value chains)라는 개념이 새롭게 조명되고, 제품생산이 일국에서 글로벌 생산으로 확대됨에 따라 국가 간, 산업 간 생산 사이의 연관관계를 파악하는 것이 더욱 복잡하게 되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산업연관모형과 관련된 연구는 주로 단일지역이나 다지역 간 산업연관표를 이용하여 산업 간, 지역 간 연관구조를 주로 분석하였으나 국제 또는 세계산업연관표를 이용한 연구는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세계산업연관표는 WIOD(World Input-Output Database)에서 유럽위원회 등의 지원을 받아 작성된 표이다. 세계투입산출표(World Input-Output Tables)는 2013년에 세계 40개국(27개 EU 국가와 13개 기타 국가)을 대상으로 1995년부터 2011까지 발표되었다가 2016년 11월에 다시 세계 43개국을 대상으로 2000년에서 2014년까지 연장 발표되었다. 2014년 통계는 28개 EU 국가와 미국, 중국, 일본, 한국 등 15개 다른 주요 국가가 포함되어 전체 43개국, 56부문의 국가 간 산업연관표이다.
본 연구의 목적은 세계산업연관표를 활용하여 한국과 중국, 일본 3개 국가 간 기계장비산업의 승수효과를 분석하고, 그에 따른 정책적 시사점을 제시하여 우리나라 기계장비산업의 국제경쟁력을 향상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하는 데 있다.
Ⅱ. 선행연구 및 요인 분해방법
1. 통계자료와 선행연구 검토
본 연구에서는 분석을 위하여 WIOD에서 작성한 2014년 세계산업연관표를 한국과 중국, 일본, 기타 국가 등 4개 국가로 재분류하여 분석하였다. 전체산업의 분류는 원래 56개 부문으로 분류되어 있으나 일부 국가에서 23부문과 28, 37, 38, 43, 46, 48, 55, 56부문의 중간거래 및 총산출액이 제로라 역행렬계산이 어려워 다른 산업부문에 통합하였다. 국가별로 보면, 한국은 23, 55, 56부문의 총산출액과 중간거래액이 제로이고, 중국은 23, 28, 37, 38, 43, 46, 48, 49, 55, 56부문이 제로이며, 일본은 23, 43, 45, 46, 56부문이 제로였다. 그리하여 22부문과 23개 부문을 통합하고, 28부문과 29부문 통합, 37부문과 38부문을 39과 부문과 통합하였으며, 42부문에서 56부문을 통합하여 전체적으로 38개 부문으로 재분류하여 분석하였다. 이렇게 재분류 통합하지 않고는 일부 제품의 총산출액이 제로(0)라 역행렬을 계산할 수 없다.
3개 국가 간 산업연관분석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4개 국가 간 산업연관표를 만들어야지 국가가 주고받는 완전한 국제산업연관표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43개국 56산업부문으로 분류된 원래의 표를 4개국 38부문으로 재분류 통합하였다. 즉 세계산업연관표 2,408×2,408표를 4개국 38부문인 152×152부문 표로 재분류한 후 통계 분석하였다.
세계산업연관표(World Input-Output Table)는 유럽위원회 등의 지원을 받아 WIOD에서 작성하고 있다. 현재까지 2014년 표까지 발표하였다. 본 연구는 세계산업연관표를 활용하여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간 전자산업의 승수효과를 분해하고자 한다. 산업연관표를 활용하여 승수효과를 분해한 선행연구를 검토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Miller(1966, 1986)는 지역 간 및 다지역 간 산업연관모형을 이용하여 승수효과 중 환류효과(feedback effects)를 분석하고, 환류효과의 크기는 작다는 것을 증명하였다. 그 후 2지역 산업연관모형은 분할행렬 형태로 전개되면서 레온티예프 역행렬을 분해하는 방법으로 발전하였다. Pyatt and Round(1979) 및 Round(1985, 2001), Stone(1985) 등도 2개 지역 간 또는 3개 국가 간 승수효과를 국내 승수효과와 확산효과(spillover effects), 환류효과 등으로 구분하고, 경제적 의미를 설명하였다. Gillen & Guccione (1980)는 지역간 환류효과를 분석하고, Dietzenbacher (2002) 등도 승수 분해방법을 더욱 발전시켰다. Miller & Blair(2009, pp. 285-294)는 2지역 간 모형을 가정하여 승수효과의 분해하는 방법을 자세히 설명하였다. 지역내 승수효과와 확산효과, 환류효과 등으로 구분하는 방법을 숫자 예제와 더불어 자세히 설명하였다.
권태현(2014.2)은 세계산업연관표를 이용하여 한국과 주요국의 부문별 산출변동 요인분해를 하였다. 1995년, 2000년, 2005년, 및 2009년 세계산업연관표를 이용하여 한국과 중국, 일본, 미국 등과 2국 간 산출변동의 요인을 분석하고 정책적 시사점을 제시하였다.
2. 기계장비산업의 분류
한국표준산업분류(KSIC)에 따르면 기계장비산업은 산업중분류상 29번 기타 기계 및 장비 제조업으로 분류되어 있고, 소분류로는 291번 일반 목적용 기계 제조업과 292번 특수목적용 기계 제조업 등으로 구분되어 있다.
2014년 세계산업연관표에서는 기계장비산업을 전체 56개 산업 중에서 19번에 Manufacture of machinery and equipment n.e.c.로 구분되어 있는데, 본 연구에서는 간단히 기계장비산업으로 명명하고자 한다. 본 연구에서 기계장비산업을 선정한 이유는 한·중·일 3국 간의 경쟁이 치열하고 모두 각국의 주력산업이기 때문이다.
▣ 결론 및 시사점
본 연구는 WIOD에서 발표한 2014년 세계산업연관표를 이용하여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간 기계장비산업의 각종 승수효과를 분석하였다. 세계산업연관표는 EU 28개국과 기타 국가 15개국 등 총 43개 국가로 구성된 산업연관표이나 본 연구에서는 분석의 편의를 위하여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기타 국가 등 4개 국가로 재분류하고, 산업부문은 56개 부문을 38개 부문으로 재분류 통합하여 추정 분석하였다. 이 연구는 2014년 세계산업연관표 43개국 56산업부문인 2,408× 2,408부문 행렬표를 4개국 38부문인 152×152부문 행렬표로 재분류한 후 각각 통계 분석하였다. 이렇게 한 이유는 한중일 3개 국가 간 주고 받는 승수효과를 정확히 계산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4개 국가로는 분류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기계장비산업의 최종수요가 각각 1,000단위 증가한다고 가정하고, 타 국가에 미치는 영향을 집중 분석하였다.
본 연구에서 분석된 결과를 요약하고,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2014년 세계 기계장비산업의 산출액은 3조 5,535억 달러인데, 이 중에서 중국이 33.4%인 1조 1864억 달러이고, 일본이 5.1%인 1811억 달러, 한국이 3.2%인 1145억 달러, 기타 국가가 58.3%인 2억 716억 달러의 비중을 나타냈다. / 2014년 각국의 기계장비산업 총산출액이 자국 총산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한국 3.4%, 중국 3.7%, 일본 2.1%, 기타 국가 1.8%이다. 중국과 한국의 기계장비산업의 비중은 전 세계 평균 2.2%보다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둘째, 각국의 기계장비산업의 총산출액에서 차지하는 기계장비산업의 중간투입 비중을 보면, 우리나라는 56.7%, 중국은 60.1%, 일본은 39.4%, 기타 국가 54.6%, 전체 평균 55.7%이다. 중국이 가장 높고, 그다음 한국, 기타 국가, 일본 순이다. 상대적으로 우리나라는 중국에 비해서는 낮지만, 전체 평균이나 일본에 비해서는 높은 실정이다. 2014년 세계산업연관표상 총산출액은 160조 9,972억 달러이고, 이 중 중간수요(중간투입)는 전체의 53.1%인 85조 5,495억 달러이고, 최종수요(부가가치)는 전체의 46.9%인 75조 4,477억 달러이다.
셋째, 한·중·일간 기계장비산업의 승수효과를 분해한 결과, 2014년 자국 내 승수효과는 중국이 가장 높은 약 3.1배이고, 그다음 우리나라가 2.1배, 일본이 각각 2.0배 나타내 일본이 가장 낮았다. 우리나라도 일본에 비해서는 약간 높지만, 중국에 비해서는 크게 낮으므로 자국 내 기계장비산업 중간거래 및 부가가치 사슬 등을 연구하고, 기계 및 장비 부품산업의 경쟁력을 제고시켜 자국 내 승수효과가 배가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넷째, 한·중·일 각국이 타 국가에 미치는 확산효과는 한국의 경우 2014년 중국에 미치는 효과가 크게 높았고, 일본에 미치는 효과는 낮았다. 우리나라가 타 국에 미치는 확산효과가 중국이나 일본에 비해서 더 높았다. 이러한 경향은 중국의 경우 내수시장이 상당히 넓어 자국 내 중간재 제품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우리나라는 중국이나 일본으로부터 중간재를 어느 정도 수입하여 사용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우리나라보다는 중국과 일본의 산업간 연관관계가 모두 더 높게 나타나 다소 문제이다.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중국시장에 대한 현시비교우위지수(RCA)는 한국의 대 중국보다 일본의 대 중국 지수가 더 높아 중국의 수입시장에서 일본의 기계장비제품이 우리나라보다 여전히 더 높은 경쟁력을 보인다고 했다.
다섯째, 환류효과는 중국의 경우 5.7단위로 가장 높았고, 그다음 한국이 3.8단위, 일본이 2.7단위의 효과를 보였다. 환류효과를 국가 간 관계로 보면, 우리나라는 중국과 관련이 높고, 중국은 한국과, 일본은 중국과 관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계장비산업의 가치사슬이 중국과 우리나라와의 연관관계가 일본보다도 높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섯째, 우리나라 기계장비산업의 최종수요가 1,000단위 증가할 경우, 우리나라 내 승수효과는 2,146.6단위로 약 2.1배가량 증가하고, 이는 중국과 일본에 파급되어 전체적으로 각각 202.7단위, 98.9단위의 확산효과가 발생하며, 이는 다시 우리나라에 피드백되어 3.8단위 환류효과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이를 산업부문별로 자세히 보면, 한국내 승수효과의 경우 자기 부문인 기계장비제품에 전체의 54.2%인 1,164.8단위 유발되고, 그 다음 1차 금속제품, 금속가공, 전기장비제품, 컴퓨터 및 전자제품, 화학 및 화학제품, 전기, 가스 및 증기제품 순으로 높은 영향을 미쳤다.
일곱째, 중국 기계장비산업의 최종수요가 1,000단위 증가할 경우, 중국 내 승수효과는 3,119.2단위로 약 3.1배가량 증가하고, 이는 한국과 일본에 파급되어 전체적으로 각각 30.4단위, 27.0단위의 확산효과가 발생하며, 이는 다시 중국에 피드백되어 5.7단위 환류효과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이를 산업부문별로 자세히 보면, 중국내 승수효과의 경우 자기 부문인 기계장비제품에 전체의 40.2%인 1,254.2단위 유발되고, 그다음 1차 금속제품, 광업 및 채석제품, 컴퓨터 및 전자제품, 전기장비, 전기·가스 및 증기제품, 화학 및 화학제품 순으로 높은 영향을 미쳤다. 한국에 미치는 확산효과는 컴퓨터 및 전자제품에 전체의 27.6%인 8.4단위 유발되고, 그다음 화학 및 화학제품, 1차 금속제품, 기계장비제품, 정유 및 코크스제품 순으로 높은 영향을 미쳤다. 일본에 미치는 확산효과는 1차 금속제품에 전체의 19.2%인 5.3단위로 가장 높은 영향을 미쳤고, 그다음 화학 및 화학제품, 1차금속, 기계장비제품, 정유 및 코크스제품 순으로 높은 영향을 미쳤다.
끝으로, WIOD에서는 보다 최근 연도의 세계산업연관표를 작성하여 발표해 주길 바란다. 그래야 보다 최근 연도까지의 국가 간 산업연관구조를 분석할 수 있다. 특히 최근 들어 WIOT에 관한 활용도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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