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에서 수요독점(monopsony)이란 수요자 1명이 독점력을 행사하는 시장 구조를 말한다. 수요독점 이론은 경제학자 조안 로빈슨의 저서 "The Economics of Imperfect Competition"에서 제시되었다. 수요독점에서 1명의 구매자가 다른 구매자와의 경쟁에 직면하지 않게 되므로, 완전경쟁시장의 경우보다 낮은 가격을 설정할 수 있다. 수요독점은 어느 특정 상품에 대해 오직 한 기업만 수요하는 경우이다.
▣ 독점력의 원천
수요독점은 그 성격상 생산요소 시장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어떤 특수한 기술을 가진 노동 서비스에 대해서는 오직 한 기업만의 수요하고자 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또는 어떤 특정 원료를 사용하는 기업이 하나뿐인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수요독점인 노동시장에서 독점력의 원천은 근로자의 직업에 대한 선호와 직장을 옮기기 위한 이동 비용을 들 수 있다. 근로자가 특정한 직무에 관한 선호를 갖고 있으며, 근로자의 선호를 만족하는 직장이 적은 경우에는 기업이 노동 시장에서 독점력을 행사할 수 있다. 또한, 근로자가 이직하는 데 비용이 드는 경우에는 다른 기업이 근로자를 유인할 때 훨씬 높은 임금을 제시하여야 하는데, 이직 비용이 노동시장에 상당한 수준의 관성효과를 유발한다. 이직에 드는 비용이 높아 근로자가 쉽게 이직을 결정할 수 없게 된다면 기업은 노동시장에서 수요 독점력을 갖게 된다.
▣ 노동 시장에서의 수요 독점
수요 독점인 노동시장에서 수요자인 기업이 이윤을 극대화하는 조건은 한계수입생산(marginal revenue product, MRP)이 한계지출곡선(MEC; marginal expenditure curve) 또는 한계요소비용(MFC; marginal factor cost)과 같아지는 것이다. 아래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노동시장에서 임금은 공급곡선에서 한계수입생산(MRP; marginal revenue product))과 한계지출곡선(한계요소비용; MFC)이 같아지는 노동량에 대응하는 점 M에서 결정된다. 따라서 수요독점 시장에서는 완전경쟁시장에 비해 노동량과 임금이 낮은 수준에서 결정된다. 수요독점 시장에서 노동량은 경쟁시장 균형보다 낮은 수준에서 결정되므로, 그림에서의 삼각형 AMC만큼이 수요 독점으로 인한 후생손실이 발생한다.
수요독점은 공급독점과 대칭적인 관계에 있다. 시장수요 자체가 기업이 직면하는 수요곡선이었듯이 시장공급이 바로 기업이 직면하는 공급곡선이 된다. 경쟁시장에서라면 시장에서 형성된 가격에서 개별 기업은 얼마만큼 수요할 것인지 결정하면 된다. 그렇지만 수요독점인 경우에는 자신이 유일한 수요자이므로 추가적으로 더 수요하고자 할 때 단순히 수요량을 결정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시장공급곡선이 우상향하는 한 공급을 늘리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는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시장공급곡선인 동시에 수요독점기업이 직면하는 공급곡선이다. 이것을 노동의 공급곡선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 수요독점과 한계요소비용곡선(한계지출곡선)
노동시장의 수요독점기업은 임금을 어느 수준으로 설정할 것인지 살펴보자. 수요독점시장에서 노동공급자는 가격수용자이므로 시장에서 결정된 임금을 그대로 수용한다. 반면 이윤극대화를 추구하고, 노동시장에서 임금을 결정할수 있는 능력이 있는 수요독점기업은 노동공급자에게 노동 공급을 위한 최소한의 금액만 지급하게 된다. 그 이상을 지급하는 것은 이윤극대화 추구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노동시장의 공급곡선은 노동공급자가 특정 노동량을 제공하기 위해 적어도 받아야 하는 최소한의 금액을 나타낸다. 따라서 수요독점기업은 이윤극대화 노동량에 대응하는 노동공급곡선 상에서 임금을 설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