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최근 확실한 주도주 없이 2,500선 안팎을 횡보하자 개인투자자들이 2차전지와 로봇·정치 등 일부 테마주를 중심으로 한 ‘데이트레이딩(당일 매매)’에만 몰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월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유가증권시장 전체 거래 대금에서 데이트레이딩이 차지하는 비중은 41.5%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이 수치가 32.3%였던 점을 감안하면 올 들어서만 9.2%포인트 급증한 셈이다. 코스피시장 거래 대금에서 데이트레이딩이 차지하는 비중은 올 9월 38.1%, 10월 40.8% 등 최근에도 매달 늘어나는 추세다.
데이트레이딩은 특정 주식을 하루 안에 매수·매도하는 단타 매매 기법을 뜻한다. 데이트레이딩 규모를 계산할 때는 한 계좌에 유출입한 매수·매도 대금 중 작은 값으로 산정한다. 예컨대 누군가 A종목을 70억 원어치 매수해 40억 원어치를 매도했다면 데이트레이딩 거래 금액을 40억 원으로 보는 식이다. 이 경우 거래 대금에서 데이트레이딩이 차지한 비중은 57%가 된다.
코스피뿐 아니라 코스닥시장의 데이트레이딩 비중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코스닥 데이트레이딩의 비중은 55.4%로 지난해 말 52.0%보다 3.4%포인트 더 늘어났다. 월별로는 9월 57.4%를 기록한 후 10월 55.3%로 소폭 꺾였다가 지난달 다시 반등했다.
업종·종목별로는 2차전지와 로봇 등이 개인 데이트레이딩의 집중적인 목표 대상이 된 것으로 드러났다. 에코프로비엠(247540)의 경우 지난달 개인 데이트레이딩이 차지하는 비중이 거래 대금 기준 50.3%을 기록해 10월보다 11%포인트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엘앤에프(066970), 포스코홀딩스(POSCO홀딩스(005490)) 등도 데이트레이딩 비중이 각각 15.4%포인트, 5.7%포인트 늘었다. 로봇 대장주인 두산로보틱스(454910) 역시 개인 데이트레이딩 비율이 10월 69.0%에서 지난달 73.8%로 4.8%포인트 상승했다.
개인 데이트레이딩 비중 급증 흐름은 최근 증시에서 기승을 부리는 총선 테마주 열풍과도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달 대상홀딩스(084690)의 주식 거래 대금에서 개인 데이트레이딩이 차지하는 비중은 76.9%로 10월 대비 5.5배(63%포인트) 늘어났다. 대상홀딩스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현대고 동창이자 임세령 대상홀딩스 부회장의 연인인 배우 이정재 씨와 저녁 식사를 함께했다는 소식에 ‘한동훈 테마주’로 묶였다. 또 다른 한동훈 테마주인 깨끗한나라(004540)와 덕성(004830)의 데이트레이딩 비중도 지난달 73.4%, 82.2%까지 불었다. 깨끗한나라는 한 장관의 유력 출마지인 충북 청주시 흥덕구에 공장이 위치했다는 이유로, 덕성은 이봉근 대표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는 이유로 테마주가 됐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공매도 금지, 글로벌 금리 인상 완화 기대 이후 추가적인 상승 동력을 찾지 못하자 투자자들이 테마주 위주의 단타 매매에 매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연말을 앞두고 언제든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실적이나 성장성·배당 등이 뒷받침되는 종목을 선별해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재현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시장 흐름이 나쁘지는 않으나 지수가 초강세를 이어갈 만한 재료는 없는 상황이라 유동성이 테마주로 많이 쏠리고 있다”며 “이번 주 후반 나올 미국 고용지표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종목·테마주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수가 보합권에서 등락을 거듭하자 특정 종목에 대한 쏠림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며 “공매도 금지 이후 종목·테마주 장세가 이어지며 신용 잔액 증가액이 코스피보다 많아졌다”고 밝혔다.
데이트레이딩거래는 매우 위험하므로 자신의 보유자금이 적은 고객, 투자 경험이 부족한 고객, 낮은 위험을 기대하는 고객에게는 적절하지 않다. 또한 투자 원금에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으므로 퇴직금, 대출금, 교육자금, 주택구매 자금, 생계를 위한 자금 등으로 일 중 매매하여서는 안 된다. 그리고, 데이트레이딩으로 단기간 내에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광고나 글에 현혹되어서는 안 된다. 실제로 일중매매는 큰 수익을 얻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장기간에 걸쳐볼 때 손실보다 이익을 내는 거래자는 극소수에 불과한 것이 일반적이다. 일중매매거래는 증권시장과 거래기술 및 전략에 대한 많은 지식을 요구할 뿐만 아니라 시장흐름을 직업적으로 파악하고 많은 정보를 아는 시장전문가들과 경쟁하여야 하므로 이익을 내는 일이 쉽지 않다.
데이트레이딩은 시장거래 상황을 지속해서 파악하고 있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직장인, 자영업자, 학생 등 생업이나 학업에 종사하는 고객에게는 적합하지 않다. 그리고 잦은 매매거래는 많은 거래비용(수수료 및 증권거래세 등)을 발생시키므로 매매거래에서는 이익이 나더라도 실제로는 투자 원금이 감소하기 쉽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 데이트레이딩시 참고 사항
1. 그래프 일봉, 주봉, 월봉 등을 분석하여 지속적으로 상승할 수 있는 종목인지 확인해야 한다.
2. 그래프 분석에서 상승 목표 금액의 범위를 계산해야 한다.
3. 매일 매일 상승 종목이 변경될 수 있어서 전날 3~5종목을 선별해 놓아야 한다.
4. 뉴스와 정보에 너무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이 좋다.
5. 시장에서 인기 테마업종인지 체크한다.
6. 가급적 우량종목만을 대상으로 한다.
7. 자기만의 손절매 기준을 정해놓고, 일정한 수준으로 떨어지면 손절매를 고려해야 한다.
참고 자료: 서울경제, 관련 기사, 2023.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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