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는 7월 19일(현지 시각) 발표한 중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세계경제성장률은 올해 3.0%, 내년 2.7%로 전망하였다. 이는 지난 6월에 전망한 전망치보다 올해는 0.3%포인트 높였고, 2024년은 0.2%포인트 낮추었다.
OECD는 미국, 일본, 브라질 등의 당초 예상보다 양호한 상반기 성장률을 반영하여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을 상향 조정(‘23년 6월 2.7% → 9월 3.0%)했지만, 긴축영향 가시화, 기업·소비자 심리 하락, 중국 반등 효과 약화 등으로 내년도 경제성장률은 둔화(‘24년 6월 2.9 → 9월 2.7%)될 것으로 전망하였다.
이번 보고서의 제목은 Confronting inflation and low growth(인플레이션과 저성장에 직면하다)라고 했다. 2023년 상반기 세계경제는 예상보다 회복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2024년에는 글로벌 성장이 더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은 낮아지고 있지만, 근원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고 했다.
▶ 주요국의 2023년과 2024년 경제성장률
OECD는 "올해와 내년 글로벌 GDP 성장률은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거시 경제정책 긴축으로 인해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평가했다.
주요 20개국(G 20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올해와 내년 각각 3.1%, 2.7%로 세계경제 성장률과 유사하거나 같은 추세를 보일 전망이다. 특히 세계 경제의 양대 축인 미국과 중국의 경제 성장 속도가 올해보다 내년에 더 둔화할 것으로 보았다.
▣ 주요국 경제성장률
주요국의 경제성장률을 보면, 미국은 올해 2.2%, 내년 1.3%로 전망하여 6월 전망치보다 크게 상향 조정하였다. 내년은 긴축 재정으로 수요가 줄어들면서 성장세가 낮아질 것으로 전망하였다.
작년 말 위드코로나로 전환한 중국은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힘입어 올해 5.1%로 증가하고 내년은 내수 침체와 부동산 경기 위축으로 다시 4.6%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높은 물가상승률로 수요가 이미 둔화한 유로존의 경우 지난해 3.4% 성장률에서 올해는 겨우 0.6% 성장률을 보이며 간신히 '제로 성장'을 벗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그나마 높은 인플레이션이 실질 소득에 미친 충격파가 사라지면서 내년엔 1.1%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OECD는 전망했다.
유로존의 경제 전망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건 최대 경제국인 독일이다. 인플레이션의 고착화, 산업 부문의 부진 등의 여파로 독일은 지난해 1.9% 성장률에서 크게 하락해 올해 -0.2%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했고, 내년은 + 0.9%로 전망하였다.
프랑스는 올해와 내년 각각 1.0%와 1.2% 성장할 것으로 보았고, 지속적인 긴축 정책을 편 영국도 올해 0.3% 성장률에서 내년 0.8%로 다소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였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는 지난해 -2.0% 역성장에서 올해 0.8%, 내년 0.9%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였다.
일본은 임금 상승률 개선과 서비스 수출 호조에 힘입어 올해 성장률이 1.8%로 상승하지만, 내년은 1.0%로 성장 속도가 다시 둔화할 것으로 전망하였다. 일본의 올해 경제성장률 1.8%는 1998년 이후 25년 만에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1.5%를 추월하는 것이 된다.
아시아 신흥시장 경제국인 인도와 인도네시아는 올해 각각 6.3%, 4.9%로 전망하였고 내년에는 각각 6.0%. 5.2%를 전망하여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였다.
사우디는 올해 1.9%, 내년 3.1%로 전망하였고, 남아공은 올해 0.6%, 내년 1.1%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였다.
▣ 한국경제
OECD는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지난 6월 발표한 수치와 같게 올해 1.5%, 내년 2.1%로 전망하였다. 우리나라의 물가상승률은 올해 3.4%, 내년 2.6%로 전망하였다.
OECD는 2023년 한국 성장률을 지속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 2021년 12월 2.7%를 제시한 후 지난해 6월 2.5%, 9월 2.2%, 11월 1.8%, 올해 3월 1.6%, 6월 1.5% 등 5회 연속 낮추던 것을 이번에 멈췄다.
이번에 제시한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 1.5%는 정부, 한국은행, 국제통화기금(이상 1.4%), 아시아개발은행(ADB·, 1.3%)보다 높고, 한국개발연구원(KDI·1.5%) 와 같다. OECD는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 역시 기존 전망인 2.1%를 조정하지 않았다.
▣ 물가상승률
전 세계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정점 이후 석유와 가스, 석탄 가격이 하락한 데 힘입어 올해와 내년 다소 완화할 것으로 보았다. 다만 여전히 각국 중앙은행의 목표치는 상회할 것으로 OECD는 전망했다.
G20의 경우 지난해 7.8%에서 올해 6.0%, 내년엔 4.8%로 떨어지고, 유로존 역시 지난해 8.4%에서 올해 5.5%, 내년 3.0%로 기세가 한풀 꺾일 것으로 전망하였다.
다만, 아르헨티나는 기록적인 물가상승률을 예상하였다. 지난달 페소화 평가 절하로 물가가 고공행진을 하며 올해 118.6%, 내년 121.3%로 높게 전망하였다. 튀르키예도 올해 52.1%, 내년 39.2%로 높게 전망하였다.
근원 물
가상승률(식품 및 에너지 가격 제외)은 아직 결정적으로 하락하진 않을 것으로 보았다. OECD는 G20국과 유로존의 경우 올해 근원물가 상승률이 지난해(각각 4.2%, 3.9%)보다 높은 4.3%와 5.1%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였고, 내년도 이보다 낮은 2.8%와 3.1%로 전망했다.
OECD는 근원 물가 상승률이 지속적으로 완화하고 있다는 명확한 신호가 나타날 때까지 각국이 긴축 통화정책을 유지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아울러 에너지 가격이 지난해처럼 정점을 찍진 않겠지만 여전히 석유나 석탄, 가스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으며, 이로 인한 에너지 가격 급등과 물가 상승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OECD는 6월부터 시작된 엘니뇨 현상으로 내년 일부 식량 작물이 악영향을 받을 수 있으며, 인도의 쌀 수출 제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흑해 곡물 협정 중단 등으로 세계 식량시장의 공급이 제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더불어 예상보다 급격한 중국의 경기 둔화도 세계 경제 성장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주요 리스크라고 OECD는 보았다.
▣ 위험 요인
OECD는 세계경제의 하방리스크 요인이 여전히 크다고 예측했다. 글로벌 금리인상의 역효과가 예상보다 강할 수 있고, 인플레이션이 보다 장기화될 경우 추가 긴축이 요구되면서 금융 부문의 취약성이 노출될 수 있다고 보았다. 통화정책 전달의 강도와 속도에 대한 불확실성, 인플레이션 지속성이 주요 우려 사항이라고 했다. 금리 인상으로 인한 부작용은 예상보다 강할 수 있다고 했다.
국제유가 상승 등 석유·석탄·가스 등 에너지 공급 차질 가능성이 여전하고, 엘니뇨 등 이상 기후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식량 가격상승 우려도 지속되고 있다. 예상보다 급격한 중국의 경기둔화 가능성도 주요 하방 위험으로 꼽았다. 중국의 약화된 소비자 심리와 부동산 시장 위기, 높은 가계 부채 등은 중국 정부의 재정정책 지원 효과를 제한한다고 분석했다.
반면 미국 등 주요국의 물가안정 가능성과 팬데믹 기간 중 축적된 초과 저축의 소비 전환, 중국 경기부양 정책 등은 세계 경제를 회복시킬 상방 요인이 될 수 있다고 했다.
▣ 정책과제
OECD는 주요 정책방향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됐다는 명확한 신호가 있을 때까지 통화 긴축정책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확장했던 재정의 정상화와 구조적 개혁 노력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통화정책은 근본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적으로 완화되었다는 분명한 징후가 있을 때까지 제한적으로 유지될 필요가 있다. 정책금리는 미국과 유로 지역을 포함한 대부분의 경제에서 최고점에 근접하거나 최고점에 근접한 것으로 보이며, 높은 금리의 영향이 가시화됨에 따라 정책 판단이 보다 정교하게 균형을 이뤄야 한다고 했다.
각국 정부들은 증가하는 부채 부담과 고령화 인구, 기후 변화, 국방에 대한 추가 지출로 인한 재정 압박에 직면해 있다. 단기 거시경제 정책을 보다 잘 조정하고 부채 지속가능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재정 여건과 신뢰할 수 있는 중기재정계획을 재건하기 위한 강화된 단기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한, 성장 전망을 강화하기 위한 구조적 정책 노력이 다시 활성화될 필요가 있고, 노동 및 제품 시장의 장벽을 줄이고 기술 개발을 강화하면 투자, 생산성 및 노동력 참여를 높이고 성장을 보다 포괄적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고 했다.
주요 우선순위는 선진국과 신흥시장 경제 모두에게 장기 번영의 중요한 원천인 세계 무역을 부활시키는 것이다. 경제 안보에 대한 우려는 특히 서비스 분야에서 무역 장벽을 낮출 기회를 이용하는 것을 막아서는 안 된다고 했다. 또 탄소 저감 노력의 더 나은 조정과 더 빠른 진전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강화된 국제 협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참고 자료: OECD, Interim Economic Outlook, 19 September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