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지식/거시경제학

적응적 기대와 자연실업률 가설이란? [이춘근 거시경제학 티스토리 271회]

경제지식(레오)7788 2024. 7. 30. 08:30

앞 회차에서 인플레이션과 실업에 관한 이론 중 필립스곡선의 정의와 장·단기 필립스곡선, 스태그플레이션과 자연실업률에 대해서 설명하였다. 이번 시간에는 적응적 기대와 자연실업률 가설에 대해서 설명한다.

 

프리드만(M. Friedman)과 펠프스( (Edmund Strother Phelps)는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을 우하향하는 필립스 곡선 자체의 상방 이동과 관련된 것으로 보았으며 적응적 기대에 의해 형성된 기대 인플레이션율의 상승이 반영된 결과로 보았다. 여기서 적응적 기대라고 하는 것은 사람들이 단순히 과거에 관찰한 인플레이션에 기초하여 미래 인플레이션을 예상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때 통화정책이나 재정정책의 변화는 기대 인플레이션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고, 나아가 인플레이션 기대의 조정도 매우 느리게 일어날 것으로 보았다.

 

적응적 기대가설을 설명하기 위해서 필립스곡선을 다음과 같이 나타내 보자.

 

이제 t기에 중앙은행이 화폐공급을 늘렸다고 가정하자. 이 정책 변화는 기대인플레이션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한다. 기대 인플레이션이 이미 t-1의 인플레이션에 의해 결정됐기 때문이다. 이때 t기의 화폐공급 증가로 인해 물가상승이 발생하므로 t기의 인플레이션은 기대인플레이션보다 높아지게 된다. 따라서 위의 필립스 곡선 (1)식에 의해 t기의 실업률이 자연실업률 아래로 내려가게 된다.

한편 적응적 기대를 형성하는 경제주체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기대인플레이션을 점진적으로 조정한다. 만약 t기의 통화팽창 이후 t+1기부터 추가적인 정책 변화가 없다면, 실제 인플레이션율과 기대 인플레이션 간에 갭이 서서히 줄어들고, 경제는 궁극적으로 장기 균형에 수렴하게 된다. 이 장기균형으로의 수렴이 자연실업률 가설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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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응적 기대와 자연실업률 가설 도표적 설명

 

위의 그림에서 현재 인플레이션율이 0%이고, 자연실업률이 5%인 점 A에서 정부가 확장적 거시경제정책으로 실업률을 3%로 낮추려고 한다고 하자.  이때 단기에는 점 B에서 4%의 인플레이션율 상승을 감수하면서 3%의 실업률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사람들이 인플레이션을 완전히 예상함에 따라 경제는 자연실업률 수준인 점 C로 돌아오게 되어 수직의 장기필립스곡선이 도출된다.

 

결국 중앙은행이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서 확장적 통화정책을 실시하게 되면, 균형점은 A점에서 B점으로, B', B", C점으로 이동하게 된다는 것이다. 또 다시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 확장적 통화정책을 취하면 C점에서 D점으로 갔다가, 다시 E점으로 이동한다는 것이다. 결국 장기필립스곡선을 따라 자연실업률 수준에서 수렴하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중앙은행이 실업률을 계속 3%에서 유지하려 하고, 또한 경제주체들이 사후적으로 기대 인플레이션율을 실제 인플레이션율에 맞추어 상향 조정하면, 필립스곡선은 계속 상방 이동하고, 인플레이션율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것이다.

 

케인즈 학파는 실업률이 자연실업률보다 낮아지는 경우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될 수 있고, 자연실업률보다 높아지는 경우에는 인플레이션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반면에 실업률이 자연실업률 수준일 때는 인플레이션이 상승하거나 하락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다는 점에서 자연실업률을 공급 측면에 교란 요인이 없을 때, 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을 유발하지 않는 수준의 실업률, 즉 NAIRU(non-acceerating inflation rate of unemployment)로 해석했다.

 

▶ 자연실업률 가설의 정책적 시사점

자연실업률(natural rate of unemployment)이란 경제가 장기균형에 있어 마찰적 실업과 구조적 실업만 존재할 때의 실업률을 의미한다. 자연실업률 수준에서는 노동시장의 균형 상태에 놓이게 되므로 자연실업률을 균형실업률이라고도 한다. 그러므로 자연실업률은 새로이 취업하는 사람의 수와 실직하는 사람의 수가 갖게 되어 노동시장의 동태적으로 균형 상태에 있을 때의 실업률로 정의할 수 있다.

 

자연실업률가설의 정책적 시사점을 종합하면, 중앙은행이 확장적 통화정책으로 실업률을 낮추려고 할 때 적응적 기대를 갖는 경제주체들의 인플레이션을 완전히 예상하지 못하는 단기에서는 자연실업률보다 낮은 수준의 실업률을 유지될 수도 있다. 그러나 적응적 기대 하에서도 시간이 지나면서 기대 인플레이션은 실제 인플레이션을 점진적으로 따라잡고, 이 둘 사이의 격차가 영(0)이 되는 장기에서 경제는 종전의 자연실업률 수준으로 되돌아오게 된다. 결국 장기적으로는 총생산이나 실업률 등 실질변수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인플레이션율에만 영향을 미칠 뿐이다. 즉 화폐가 장기적으로 초 중립적이 된다는 것이다.이것이 바로 프리드만과 펠프스 등이 주장하는 자연실업률 가설의 핵심이다.

 

프리드만과 펠퍼스는 필립스 곡선이 절대로 안정적인 관계를 나타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실업률도 장기적으로 자연실업률에서 벗어날 수 없으며 장기적으로는 자연실업률로 회복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을 자연실업률 가설이라고 한다. 기대 인플레이션의 상승은 실제의 실업률이 자연실업률과 일치하도록 필립스 곡선이 이동한 후에 멈추게 된다. 결국 장기에는 실업률이 자연실업률로 회복되며 인플레이션율만 상승하게 된다. 이러한 사실은 총생산이 장기적으로 자연율총생산으로 회복되는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총생산이 장기적으로 자연율총생산 또는 완전고용 총생산으로 회복되듯이, 실업률도 장기적으로 자연실업률로 회복되는 것이다.

 

자연실업률 가설의 개념은 실제 실업률이 자연실업률을 하회하는 경우에는 긴축적 통화정책을 실시하고, 그 반대의 경우에는 확장적 통화정책을 수행한다와 같은 단순한 통화정책 방식이 널리 보급된 배경이 되었다. 특히 물가안정이 주요 정책 목표인 중앙은행의 입장에서 볼 때, 실업률 갭(실제 실업률- 자연실업률)은 노동시장을 통한 인플레이션율 상승 압력을 평가할 수 있는 지표로서 유용할 뿐만 아니라, 통화정책 기조가 노동시장 수급 불균형 해소에 부합하는지를 평가하는 데에도 유용성이 크다.

 

참고 자료; 정운찬 외, 거시경제학, 율곡출판사, 2022, pp. 388-3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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