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지식/거시경제학

소비함수론 논쟁; 피셔의 기간간 선택이론! [이춘근 거시경제학 티스토리 269회]

경제지식(레오)7788 2024. 7. 28. 07:00

소비함수론에는 케인즈(J. M. Keynes)의 절대소득가설, 듀젠베리(James Stemble Duesenberry)의 상대소득가설, 프리드먼(M. Friedman)의 항상소득가설, 모딜리아니(Franco Modigliani)의 생애주기 소득가설 등이 있는데, 앞 회차에서 설명하였다.  이번에는 피셔의 기간간 선택이론에 대해서 설명한다.
 
피셔는 합리적이며 장래를 고려하는 소비자가 서로 다른 시기를 포함하는 선택, 즉 기간간 선택을 어떻게 하는지를 분석하기 위해 필요한 모형을 제시하였다. 피셔모형은 소비자가 직면하는 제약, 소비자가 갖고 있는 선호, 이들 제약과 선호가 소비 및 저축을 어떻게 결정하는지 보여준다

소비자들은 자신이 얻은 소득에 의해 결정된 예산제약 하에서 소비량을 결정한다. 하지만 소득은 단지 현재에만 생기는 것이 아니라 여러 기간에 걸쳐 발생한다. 즉 소비자들은 전 생애에 걸쳐 소득을 얻고 이를 통해 전 세계에 걸친 소비량을 선택하는 것이다. 따라서 소비자들이 현재의 소비를 결정할 때 미래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만약 소비자가 현재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한다면 이를 이용하여 미래에는 보다 더 많은 소비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소비행위는 궁극적으로 여러 기간에 걸쳐 소비를 동시에 결정하는 기간적 선택(intertemporal choice)의 문제이며, 따라서 동태적인 분석을 통해 이해될 수밖에 없다. 이와 같이 동태적인 상황에서 기간간 선택의 문제로 소비행위를 처음 설명한 경제학자는 피셔(Irving Fisher)이다. 피셔의 기간간 선택이론에 대해서 설명한다.

 

▣ 기간간 예산제약

소비자는 1기에 자신의 얻은 소득(Y1)을 이용하여 소비(C1)하거나 저축할 수 있다. 저축량을 S라고 표현하며, 소비자 1기에 직면한 예산 제약은 다음 (1)식과 같다. 그리고  이자율을 r이라고 하면 2기의 예산제약조건은 다음 (2)식과 같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1기의 예산조건식과 2기의 예산제약조건식을 결합하면, 기간간 예산제약조건을 도출할 수 있다.

즉, 전 생애에 걸친 소비는 결국 전 생애에 걸친 소득에 의해서 제약을 받는 것이다.  결국 기간간 예산제약조건은 전생애의 소비의 현재가치가 전생애의 소득의 현재가치와 동일함을 보여준다.  결국 소비자가 전생애에 걸쳐 직면한 제약조건은 소비의 현재가치의 합이 소득의 현재가치의 합과 동일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기간간 제약조건; 생애에 걸친 지출의 현재가치
                          = 생애에 걸친 재원의 현재가치

 

반응형

▣ 소비자의 기간간 선호

소비자는 어떠한 선호에 의해서 최적 소비를 선택하는가 소비자 선호는 크게 두 가지 방법으로 나타낼 수 있다. 첫번째 방법은 효용함수로 나타내는 것이다. 소비자가 1기와 2기의 소비를 통해 효용을 얻는다. 이때 소비량이 효용을 결정하는 과정을 수식으로 표현한 것을 효용함수라고 부르며, 다음과 같이 표현한다.

위 식에서 좌변의 u는 효용을 나타내며, 우변의 U는 효용함수이다. 소비자는 현재 1기의 소비와 미래 2기의 소비를 통해 효용을 얻고 있지만, 동일한 양의 소비를 하더라도 현재의 소비를 하는 것을 보다 선호한다. 따라서 효용함수는 보다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이 나타낼 수 있다.

위 식에서 U(C1)과 U(C2)는 각각 1기와 2기의 소비를 통해 얻는 즉각적인 효용을 의미한다. 미래 2기에 소비자는 소비를 통해 U(C2)만큼의 효용을 즉각적으로 얻지만, 현재 1기의 관점에서 본다면 이는 아직 실현된 것이 아니라, 미래에 실현될 효용이므로 현재 즉각적으로 얻는 효용 U(C1)보다는 가치를 덜 느끼게 된다. 이를 명시적으로 표현하기 위해서 위의 효용함수에서는 미래의 효용을 (1+ρ)로 할인하였다. 이때 ρ를 시간선호율(time preference rate)이라고 부르는데, 소비자가 효용을 계산할 때 주관적으로 느끼는 할인율이므로 주관적 할인율(subjective discount rate)이라고 부른다. 이에 비해 예약제약식에 등장하였던 이자율은 시장에서 결정되어 모든 사람들에게 통용되는 할인율이므로 객관적 할인율이라고 한다.
 
 
소비자의 선호를 나타내는 또 하나의 방법은 무차별 곡선을 이용하는 것이다. 두 기간의 소비에 관한 소비자 선호는 무차별곡선(indifference curve)으로 나타낼 수 있다. 무차별곡선은 소비자를 동일하게 만족시키는 제1기 소비 및 제2기 소비의 혼합을 나타낸다. 무차별곡선상에 있는 점들의 기울기는 제1기 소비의 1단위 감소를 보상받기 위해 소비자가 얼마만큼의 제2기으 소비를 요구하는지 나타낸다. 이 기울기를 제1기 소비와 제2기 소비의 한계대체율(MRS; marginal rate of substitution)이라 하며, 이는 소비자가 제1기 소비 대신에 제2기 소비로 대체시키려는 비율을 의미한다.
소비자는 정해진 무차별곡선상의 모든 점에서 동일하게 만족하나 다른 무차별곡선보다 특정한 무차별 곡선을 선호한다. 왜냐하면 소비자는 적은 소비보다 많은 소비를 선호하므로 상위의 무차별곡선이 하위의 무차별곡선보다 선호된다.

위 그림은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제1기와 제2기 소비의 혼합을 보여주고 있다. A와 B 사이의 점을 선택하면, 소비자가 제1기에 소득보다 적은 소비를 하고, 제2기의 소비를 위해 나머지를 저축하게 된다. 반면에 A와 C 사이의 점을 선택하면, 소비자는 제1기에 소득보다 많은 소비를 하고, 그 차이를 메우기 위해 차용하여야 한다.

 

▣ 최적화

소비자는 두 기간에 최선의 소비혼합, 즉 최상위에 위치한 무차별곡선상에서 소비하기를 원한다. 그러나 예산선은 소비자가 이용할 수 있는 총자원을 측정한 것이므로 소비자는 예산선상 또는 예산선 밑에서 소비를 결정할 수 있다. 최적점은 무차별곡선의 기울기가 예산선의 기울기와 같은 점에서 결정된다. 이 점에서 무차별곡선은 예산선과 접한다. 무차별곡선의 기울기는 한계대체율 MRS이며, 예산선의 기울기는 1 더하기 실질 이자율(r)이다. 따라서 무차별곡선과 예산선이 만나는 점에서 MRS는 (1+r) 이 된다. 소비자는 한계대체율이 (1+r)이 같아지도록 두 기간의 소비를 선택하게 된다.

위의 그림에서 소비자는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무차별곡선과 만나는 예산제약선상의 점을 선택할 때 가장 큰 만족을 얻을 수 있다. 즉 소비자 최적은 무차별 곡선이 예산선과 접하는 점에서 달성된다.

 

▣ 케인즈 절대소득가설과의 차이점

케인즈는 개인의 현재 소비는 주로 자신들의 현재 소득에 의존한다고 본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피셔 모형에 의하면, 소비는 소비자가 일생동안 기대되는 총소득에 기초한다고 본다.

 

▣ 실질이자율의 변화가 소비에 미치는 영향

1. 저축하는 경우
피셔 모형을 이용하여 실질 이자율의 변화가 소비자의 선택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알아보자. 이 때는 두 가지 경우가 있을 수 있는데, 하나는 소비자가 먼저 저축을 하는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차용을 하는 경우이다. 먼저 저축하는 경우를 논의해보자.
경제학에서는 실질 이자율의 인상이 소비에 미치는 충격을 두 가지 효과, 즉 소득효과와 대체효과로 분리하여 설명할 수 있다. 소득효과는 상위의 무차별곡선으로 이동함에 따라 수반하는 소비변화다. 여기서 소비자는 차용자가 아니라 저축을 하므로 이자율의 상승은 소비자의 형편을 나아지게 한다. 제1기의 소비와 제2기의 소비가 모두 정상재라면, 소비자는 양 기간에 걸쳐 후생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분산시킬 것이다. 이처럼 소득효과는 소비자로 하여금 양 기간의 소비를 증대시키도록 한다.
대체효과는 양 기간 사이에 소비의 상대가격이 변화함에 따른 소비의 변화이다. 특히 이자율이 증가할 경우 제2기의 소비는 제1기의 소비에 비해 저렴하게 된다. 즉 저축에 대한 실질 이자율이 상승하였기 때문에 소비자는 제2기 소비의 추가적인 1단위를 얻기 위해 예전에 비해 더 적은 제1기 소비를 포기하면 된다. 이처럼 대체효과는 소비자로 하여금 재2기에 더 많은 소비를, 제1기에 더 적은 소비를 선택하도록 한다. 결국, 이자율의 상승은 제1기 소비를 낮출 수도 있고 높을 수도 있다. 따라서 이자율이 상승할 경우에 소득 및 대체효과의 상대적 크기에 따라 저축을 촉진할 수도 있고, 억제할 수도 있다.
 
2. 차용에 대한 제약
피셔 모형에 따르면, 소비자는 저축뿐만 아니라 차용을 할 수 있다고 가정한다. 차용할 수 있다는 의미는 현재 소비가 현재 소득을 초과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간단히 말하면 소비자가 차용을 한 경우는 장래 소득의 일부를 오늘 소비하는 것이다.
그리고, 차용할 수 없다는 것은 현재 소비가 현재 소득을 초과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차용에 대한 제약은 다음과 같이 나타낼 수가  있다.   
     C1≤Y1
위 부동식에 의하면 제1기 소비는 제2기 소득보다 적거나 같다고 할 수 있다. 소비자에 대한 이런 추가적인 제약을 차용제약(borrowing constraint) 이라 하며, 가끔 유동성제약이라고도 한다,
 
차용제약 분석을 통해 두 가지 종류의 소비함수가 있다고 결론 내릴 수가 있다. 차용제약을 받지 않는 소비자의 경우, 두 기간 모두 소비는 평생 동안 번 소득의 현재가치, 즉 Y1+[Y2 /(1+r)] 에 의존한다. 반면에 차용제약의 제한을 받는 소비자의 경우, 소비함수는 C1=Y1 및 C2=Y2가 된다. 즉 차용하기를 원하나 할 수 없는 소비자에게 소비는 단지 현재소득에만 의존하게 된다는 것이다.
 
 
참고자료, N.Gregory Mankiw, 이병락 역, 거시경제학, 시그마푸레스, 2017, pp. 493-503/ 이종화·신관호, 거시경제학, 박영사, 2023, pp. 545-557.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