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모회사 메타(META)와 IBM이 세계 테크 기업, 대학 등 50여 곳과 인공지능(AI)을 함께 개발하는 연합체 ‘AI 얼라이언스(AI Alliance))’를 출범했다. AI 기술 양대 산맥인 오픈AI 및 마이크로소프트(MS) 진영과 구글에 대한 도전장으로, AI 개발 경쟁에서 3파전이 본격화한 셈이다.
12월 5일(현지 시간) AI 얼라이언스 측은 “개방적이고 안전하며 책임감 있는 AI 발전을 위해 글로벌 커뮤니티를 출범한다”라고 밝혔다. 메타와 IBM 주도로 미국 일본 유럽의 반도체(인텔, AMD) 및 정보기술(IT·델, 소니, 소프트뱅크) 기업, 국가기관(미 항공우주국·NASA), 대학(뉴욕대 버클리대 도쿄대) 등 50여 곳이 참여하는 개방형 AI 개발 시스템 연합체다.
이들은 개발 원천 코드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 폐쇄형 오픈AI-MS 진영에 맞서 기술 공유로 AI 개발에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폐쇄형 개발 옹호론자들은 ‘위험한 기술을 공개하면 범죄 조직이 악용할 수 있다’라며 개방형 개발에 반대하고 있다.
AI 얼라이언스는 이날 성명을 내고 “우리는 안전 및 보안 도구를 포함한 AI 기술의 책임 있는 개발에 중점을 둘 것”이라며 “또한 이 연합체는 일부 회사가 선호하는 독점 시스템 대신 오픈 소스 AI 모델의 수를 늘리고 새로운 하드웨어를 개발하기 위해 학계 연구자들과 협력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메타(META)는 미국의 종합 IT 기업이다. 현재 대표이사인 마크 저커버그의 주도로 그를 포함해서 다섯 명이 창업했다. 기업의 모태인 페이스북을 필두로 메신저, 인스타그램, 왓츠앱, 메타 퀘스트 등의 사업을 전개한다. 2021년 기준, 미국에서 5번째로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달성했다./마크 저커버그는 2021년 10월 28일 페이스북 개발자들의 연례 온라인 이벤트인 커넥트 콘퍼런스에서 기업명을 페이스북에서 메타로 변경하겠다고 밝혔다. 'FB'였던 나스닥에서의 주식 종목 코드는 2021년 12월 1일부로 메타버스라는 뜻을 가진 'META'로 바뀌었다. 메타라는 사명은 고대 그리스어로는 '어떤 것들의 뒤 혹은 가운데에 있는 것'을 뜻하는 접두사 μετά에서 유래했고, 구체적으로는 메타버스를 뜻하며 소셜미디어에서 나오는 광고 수입에 치중된 기존 사업모델에서 탈피하여 메타버스를 향후 주력 사업모델로 삼을 것이란 뜻을 밝혔다. 내부고발과 규제당국의 움직임 같은 내외부적인 위기 국면을 돌파하고,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반응이 있다. 실제로 사명 변경 이후 Oculus를 메타 퀘스트로 통합시키고 천문학적인 비용을 투자하는 등 공격적인 면모를 보이고 있다.
● 메타-MS-구글 3파전 본격화
오픈AI-MS, 구글과의 3파전 구도를 위해 결성된 AI 얼라이언스는 미국과 유럽, 일본 등의 주요 기업과 세계 유수 대학 등을 모았다. AI 얼라이언스에는 인텔과 AMD 같은 반도체 기업, NASA,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 소프트뱅크가 일본어 바탕 LLM 구축을 위해 설립한 SB인튜이션 등도 창립 회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AI용 반도체 분야에서 엔비디아를 뒤쫓는 AMD는 자사 칩을 활용한 하드웨어 구축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랍에미리트(UAE)가 오일머니를 퍼부어 설립한 무함마드 빈 자이드 AI대, 싱가포르 기술과학청(A*STAR), 뭄바이 인도공대(IIT) 등도 AI 얼라이언스에 가입했다.
AI 4대 석학으로 꼽히는 얀 르쾽 메타 수석 AI 과학자 겸 뉴욕대 교수 또한 ‘AI 얼라이언스’ 출범에 크게 이바지했다.
오픈AI가 챗GPT를 출시한 지 얼마 안 됐을 당시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의 관심은 AI보다 메타버스에 가 있었다. 르쾽 교수는 올해 초 그런 저커버그를 만나 오픈AI를 따라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 따라잡지 못하면 “인스타그램이 없어질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당시 르쾽 교수는 저커버그에게 오픈AI를 따라잡으려면 기술 원천 코드를 공개하는 ‘오픈 소스’ 방식, 즉 개방형 개발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렇게 해야 세계의 많은 연구자와 개발자가 메타 AI 기술에 관심을 갖게 되고 훨씬 빠른 속도로 기술을 개선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저커버그는 “당신이 옳다”고 동조했고 결국 ‘AI 얼라이언스’가 탄생했다.
현재 AI 시장의 화두인 생성형 AI의 경우 △‘챗GPT’를 선보인 오픈AI와 이에 투자한 마이크로소프트(MS) △자체 AI 모델 ‘바드’와 ‘제미니’ 등을 갖춘 구글 △오픈AI의 라이벌로 꼽히는 엔트로픽과 이에 대거 투자한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주도 기업들이 핵심 AI 모델과 서비스를 유료 고객에게만 제공하고 외부로 공개하지 않는 ‘폐쇄형 AI’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메타는 자사의 대규모 언어모델(LLM)인 ‘라마2(LLaMA2)’를 오픈소스로 공개하고 AI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약 10년 전에 일찌감치 ‘왓슨(Watson)’ 브랜드의 기업용 AI 서비스를 선보였던 IBM도 지난 5월 새로운 데이터 및 AI 플랫폼 ‘왓슨X’를 선보이며 AI 시장 재도전에 나섰다.
특히, 메타는 AI 기술의 오픈소스화를 두고 글로벌 규모 개발자 네트워크의 집단 지성을 통해 효율적인 기술 발전과 문제 해결이 가능하며, 기업들의 AI 도입과 개발, 운영 비용 등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 AI 기술 ‘개방 vs 폐쇄’ 논란 여전
AI 얼라이언스는 개방형 모델이 범죄 조직에 AI 개발 기회를 줄 수 있다는 비판을 의식한 듯 이날 “안전하고 책임감 있는 AI 개발에 나서겠다”라고 강조했다. 개방형 문제는 오픈AI 샘 올트먼 CEO 해임 사태로 불거진 윤리 논쟁과 함께 AI 업계의 핵심 현안이다. AI의 파멸적 힘을 우려하는 규제론자뿐만 아니라 개발론자인 오픈AI, MS, 구글 모두 폐쇄형 개발을 지지한다. 반면 르쾽 교수, 마크 앤드리슨 넷스케이프 창업자 같은 개발론자들은 “기업 한두 곳의 AI 독점이 더 위험하다. 소외되는 언어, 국가, 계층이 생긴다”라고 경고한다.
AI 얼라이언스는 개방형 방식을 통해 오픈AI와 MS가 장악한 기업용 생성용 AI 개발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오픈AI 사태 이후 많은 기업이 특정 AI 모델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우려해 개방형 방식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기업 IDC에 따르면 올해 세계 기업은 생성형 AI 해법에 약 160억 달러(약 21조 원), 2027년에는 1,430억 달러(약 188조 원) 를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
참고 자료; 동아일보, 관련 기사, 2023년 12월 7일/ 글로벌 비즈, 관련 기사, 2023.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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