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여론조사의 흑역사엔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대통령이 끼어 있다. 그가 재선에 도전한 1936년 대선 당시 선거 족집게 매체인 ‘리터러리 다이제스트’는 루스벨트의 대패를 예상했다. 240만 명을 우편 조사해 내린 결론이었지만 결과는 루스벨트의 압승이었다. 우편 조사 대상이 시간적 여유가 있는 중상류층에 치우쳐 루스벨트 지지층인 서민 여론을 헤아리지 못한 탓이었다. 이에 따라 리터러리 다이제스트는 폐간했고, 루스벨트의 승리를 예측한 신생 여론조사 업체 갤럽이 승승장구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갤럽도 12년 후 ‘루스벨트의 함정’에 빠져 홍역을 치렀다. 루스벨트 급사 후 치러진 1948년 대선에서 루스벨트를 승계한 해리 트루먼 당시 부통령의 참패를 점쳤지만, 정반대 결과가 나왔다. 여론조사와 달리 선거..